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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주변 세계에 대하여 반응하는 양식, 즉 여과기를 가지고 있다. 특정 자극은 알아채고 특정 자극은 무시하며, 자극에 따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리고 내면적 동기를 결정하는 것도 바로 여과기의 작용 때문이다. 여과기는 인간의 사고 방식과 태도, 감정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정신적 여과기가 바로 재능의 원천인 셈이다.

여러분의 여과기는 특별하다. 이 여과기는 모든 종류의 자극을 걸러 여러분만이 볼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한다. 그리고 동일한 자극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이끌어낸다. -100p


오랜만에 마커스 버킹엄과 커트 코프만의 'First, Break All The Rules'를 다시 읽고 있다. 집필준비를 하면서 핵심 참고도서로 꽤나 자세히 들여다 본 책이지만, 다시 읽으면서도 또 다시 많은 것을 건질 수 있었다. 엄청난 양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능의 본질을 파해친 책인 만큼 내용에서 전하는 재능에 대한 통찰과 깊이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위에 인용한 부분은 예전에는 그리 눈여겨 보지 않았지만, 다시 읽으면서 꽤나 오랫동안 시선이 머물렀던 내용이다. 예전에는 사실 여과기라는 단어가 그렇게 깊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재능을 '생산적인 사고, 감정 또는 행동의 반복적 양식'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러한 재능의 원천을 바로 이 여과기라는 단어로 대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여과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여과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또다른 힌트는 바로 '이 여과기는 모든 종류의 자극을 걸러 여러분만이 볼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한다. 그리고 동일한 자극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각자가 볼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하는 것. 말그대로 하면 필터일 것이고, 그 외에 패러다임, 더 나아가 양자론에서 말하는 분리되지 않은 관찰자와 관찰대상, 그리고 의식, 대략 이런 것들이 후보로 떠오른다. 하지만, 여과기를 이들 중 하나로 이해하려 하면 책의 내용과는 모순되는 또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수많은 데이터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재능은 변할 수 없는 것'으로 전제한다. 하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여과기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여과기라고 할 만한 것들은 모두 변화할 수 있는 것들이다. 패러다임 전환, 의식의 상승, 이를 통한 비이원성(관찰자와 관찰대상이 하나임을 인식)의 경험 등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재능을 만들어내는 여과기가 변화될 수 있다면, 재능을 변할 수 없는 것으로 전제로한 이 책의 내용은 다시 생각해봐야할 여지가 많아진다. 개인적으로도 더 집중해봐야할 연구주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재능의 본질을 어떤 책보다도 탁월하게 풀어놓고 있지만, 그에 멈추지 않고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가려고 애썼다. 재능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던져주진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위와 같은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런 문제라도 던져주는 것은 분명 고마워 할 일이다.

* 'First, Break All The Rules'는 현재 21세기북스에서 '유능한 관리자'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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