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마틴은 마침내 위대한 리더들이 '무엇'을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냈다. 완벽한 설득력으로 무장한 최고의 책 - 말콤 글래드웰
지구가 평평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사람들이 지구는 평평하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지구는 둥글다. 그럼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던 그 시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구는 사실 둥글다는 소리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 소리를 들은 많은 사람들 중 "그래, 그럴 수도 있을거야"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던 사람은 몇이나 됐을까? 아마, 지금 누군가 당신에게 "사실 지구는 평평하다, 그동안 우리가 깜쪽같이 속아왔다"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지난 과학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재미있게도 이같이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웃지 못할 일이 꽤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반전은 결국 과학의 발전을 큰 폭으로 앞당겨왔고, 지금의 우리가 누리는 많은 혜택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은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질로서 '입자'로 표현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에너지의 형태로 존재하며, 이는 곧 '파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컴퓨터는 질량을 가진 입자이며, 소리는 에너지를 가진 파동이다. (미시세계를 포함한다면 정확하지 못한 표현이나, 이해를 위해 이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결국 세상은 수많은 입자와 파동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빛은 입자와 파동 중 무엇에 속하는 것일까? 빛은 그것의 본질을 감춘 채 오랜 세월동안 호기심 많은 물리학자들의 애를 태웠다. 그리고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짐에 따라 물리학은 꽤 여러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1807년 토머스 영이라는 과학자는 빛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이중슬릿 실험이라는 것을 한다. 그 결과 빛이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입자 아니면 파동, 둘 중의 하나이니 이는 곧, 빛은 파동이라는 것을 뜻했다. 그리고 이는 맥스웰의 전자기학의 지지를 받으며 절대적인 진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후 1900년 양자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막스 플랑크는 에너지 양자가설을 발표한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에너지는 파동이다. 파동은 파도와 같이 불연속적이고, 흔히 말하는 아날로그적인 것이다. 그런데 막스 플랑크는 에너지가 불연속적(딱딱 끊어지는)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게다가 불세출의 영웅 아인슈타인은 빛 역시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하는 '광양자 가설'을 발표한다. 이미 빛은 파동이라는 것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아인슈타인의 이러한 발표는 당시 학계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빛이 파동이라는 사실은 기존의 모든 연구에 밑바탕이 되는 기본 전제였다. 그런데 그 전제를 뒤엎는다면 어떤 혼란이 일어날지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빛이 파동이라고 주장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밥줄이 끊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결국 승리는 아인슈타인에게 돌아간다. 그는 그의 명성을 만들어 낸 상대성 이론이 아닌 광전효과를 설명하는 이 이론으로 노벨상을 거머쥐게 된다. 결국 빛은 파동의 성질을 갖고 있으면서, 입자의 성질도 갖고 있었다. 파동과 입자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빛은 성질은 기존의 상식으로는 결코 납득할 수 없는 기괴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드 브로이라는 과학자는 반대편 진영에서 아인슈타인이 저질렀던 것과 같은 큰 일을 내고 많다. 그는 전자와 같은 물질, 즉 입자도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는 물질파 이론을 발표한다. 아인슈타인은 파동으로 간주되던 빛에 입자의 성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반대로 드 브로이는 그 아이디어에서 영향을 받아 입자로 간주되던 전자에 파동의 성질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생각을 이어받아 또 다른 발견을 한 드 브로이가 기특했던지 "그는 거대한 베일을 한쪽 끝을 걷어올렸다"며 그의 논문에 찬사를 보냈다. 드브로이의 생각은 에르빈 슈뢰딩거에게 이어져 1926년 파동역학으로 완성되면서, 양자론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양자론을 공부해본 사람이면 누구나가 처음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이라고 불리우는 이 양자론의 핵심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분명,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손에 잡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물질과 에너지, 입자와 파동으로 이루어져있다. 무엇이 되었건 이 둘 중 하나이어야 하지, 둘 모두일 수는 없다. 그런데, 참으로 어이없게도 이러한 우리의 상식은 미시세계, 양자의 세계에서는 산산히 깨어지고 만다. 세상의 모든 것을 둘로 나누고, 그 중 하나를 취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한 인간에게 이러한 상태는 이해는 커녕,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
'생각은 차이를 만든다'라는 다소 식상해 보이는 제목을 가진, 로저 마틴(2007년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경영학 교수 10인 중 한 명)의 저서는 바로 우리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러한 사고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Opposable Mind는 대립되는 두 가지 생각 또는 사업 모델 사이의 긴장을 통해서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 내는 통합적 사고를 의미한다. 우리는 대부분 대립하는 두 가지 선택 안이 있을 경우, 둘 중 하나를 택한다.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를 넘어 새로운 차원에서 두가지 안의 장점의 모두 통합해 내는 창조적 사고, 그것이 바로 Opposable Mind이며 그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저자는 50여 명의 탁월한 리더들을 연구했다. 여기서 말하는 탁월한 리더는 바로 이런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두 가지의 장점을 모두 취해 예상치 못한 성공을 이끌어 낸 사람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기질도 달랐고, 일하는 방식도 모두 달랐다. 하지만,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그 공통점은 바로 사고 방식에 있었다. 그들은 모두 통합적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돈이냐 사랑이냐? 얼굴이냐 마음씨냐? 밥법이냐 좋아하는 일이냐? 밥이냐 빵이냐? 짜장이냐 짬뽕이냐? 등등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에 기로에는 항상 갈등하게 만드는 몇 가지 보기들이 존재한다. 우리의 선택은 대부분 몇 개의 보기 중에 하나를 고르는 객관식이다. 더 좁히고 좁혀가다보면 결국 항상 양자택일이라는 피하고 싶은 순간을 맞게 된다. 우리는 이 중에서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골라내기 위해 집중한다. 잘 골라내면 성공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다. 하지만, 바로 여기가 크게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남다른 사람들은 이 주어진 보기들에 만족하지 않았다. 둘 중 하나를 넘어 다른 생각을 했다. 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심을 품었다. 모든 이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전제에 대해 의심을 품는 것은 사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에 대해 의심을 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극적인 성공은 대부분 이러한 의심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예는 과학의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통합적 사고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정해진 정답은 없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것은 이미 정해진 사실이 아닌, 그저 우리에게 익숙한 사고방식일 뿐이다. 꼭 짜장이나 짬뽕, 둘 중에 하나만 먹어야 하는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강력한 의심을 한 누군가가 짬짜면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먹을 수 있는(그렇지만 설겆이 하기에는 무지 불편해 보이는 ) 새로운 차원의 짬짜면 그릇을 창조해내었을 것이다. 꼭 밥벌이냐 좋아하는 일이냐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는 것에 대해 강력한 의문을 품었던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기가막힌 직업들을 결국 찾아냈을 것이다.
사람들은 늘상 자기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사고한다. 그러한 사고방식은 말그대로 사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 본인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같은 사고방식으로는 대체로 비슷한 답을 얻어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인생을 살며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기가막힌 답을 얻어내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칭이라는 것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치들의 존재 가치는 여기에 있다. 그가 결코 바라보지 못했던 곳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 결코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래서 결국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해답을 그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코치가 필요한 것이다. 저자 로저 마틴도 언급하고 있듯이 통합적 사고는 새로운 차원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기존의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어 한 차원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답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짜장 or 짬뽕'의 사고 방식이 아닌, '짬짜면'적 사고방식이다. 이 책은 생각의 전환이 아닌, 생각하는 방식의 전환,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훌륭한 사례와 분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값진 이유는 코칭이 추구하는 깊은 수준의 인간의 성장이 비지니스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보기 드문 책이라는 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