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변화란 정말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부정하고 싶지만, "그렇다"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변화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사례는 나의 개인적인 것만 해도 수 없이 많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 질문 대신에 조금 다른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
"인간에게 변화는 정말 그렇게 어려워야만 하는 것인가?"
잠시 망설여지긴 하지만, 이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외치고 싶다. 이 질문에 까지 "그렇다"라고 대답해야한다면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일이 되어버릴테니 말이다. 그렇다. 인간의 변화란 것이 반드시 어려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가끔씩은 남들이 죽도록 어려워하는 일들도 쉽게쉽게 해내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나 자신은 평생토록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다가 끝낼 법한 일도, 독하게 마음 먹고 단번에 해치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런 것을 보면, 인간의 변화란 것이 꼭 그렇게 어려워야만 하는 법은 아닌 것 같다. 단지 내가 모르고 있는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 뭔가가 무엇일지 진지한 탐구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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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은 백만 가지도 넘지만 원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은 무수한 방법 중에서 자신만의 방법을 제대로 골라낼 수 있다. 원리는 무시하고 방법만 찾으려는 사람에게는 틀림없이 문제가 생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2009년부터 개인적으로 몇 가지 인상 깊은 사건이 있었다. 원더걸스가 빌보드 HOT100 차트에 진입했던 것이다. 아시아 가수로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그녀들과 프로듀서 박진영은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여, 좌충우돌 힘겨운 도전기를 소개했다. 또한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비(RAIN)는 영화 '닌자 어쌔신'의 주인공을 맡으며, 국내 배우 최초로 헐리우드의 단독 주연을 맡는 대기록을 세웠다. 연예계뿐 만이 아니다. 이미 전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피겨여왕 김연아는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감히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대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록으로 보자면 금메달을 한 개 더 걸어도 될 법한 기록이었다. 앞으로 더더욱 커다란 성장과 성공의 길을 걷겠지만, 이들은 이미 큰 성공을 이루어 낸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러한 기록, 이것은 하나의 사건이며 우리는 그것을 '사례'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사례를 사례로만 기억하길 원치 않는다. 사람들의 이러한 욕구는 사례를 바탕으로 한 '모델'을 낳게 한다. 누군가의 성공 사례를 다른 사람들도 따라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모델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바로 자기계발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인간의 변화를 가장 현대적인 맥락으로 표현한 말이 아마도 '자기계발'일 것이다.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자기계발의 필요성과 이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져가고만 있다. 서점엔 자기계발 코너가 따로 있으며, 그 코너에는 날마다 새로운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삼아서 책을 읽는 나조차도 소화하기에 벅찰 정도의 엄청난 양이다. 그런데, 바로 이 책들이 담고 있는 내용 대부분은 앞서 설명한 사례와 모델에 해당한다. 자기계발을 좀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비슷한 불만을 토로한다. 바로, 대부분의 자기계발 서적의 내용이 거기서 거기이며,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읽다보면 나중에는 그 내용에 식상하고, 더 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내용이긴 하나, 자신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누군가는 분명 그 모델을 가지고 성공을 이루어냈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에겐 잘 통하지 않는다. 아니, 통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통할 때까지 그것을 지속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그것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풀기 어려운 의문점들이 너무나 많이 만나게 된다. 이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모델은 그 사람의 것이다.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모델이 분명 의미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다 통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것을 참고자료로 활용하려 하기보다는 마치 누구에게나 다 통하는 궁극의 솔루션으로 생각한다. 당연히 성공확률이 낮을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한 실망감과 배신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근사한 옷맵시를 뽐내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쩌면 실패는 예정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델에 앞서 ‘원리’이다. 모델은 분명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원리가 무엇인지 알고 난 다음에 필요한 것이다. 원리는 말 그대로 원리일 뿐, 그것이 방법까지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원리는 수많은 모델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만들어진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원리라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알던 모르던 항상 존재하고 있었던 것일테니 말이다. 여러 모델들에서 나타나는 공통점들, 그것들을 추출하여 정제해 낸 것을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원리마다 각각 그 수준이 다를 것이다. 얼마나 순도가 높냐에 따라 그 수준이 결정된다. 모델들의 공통점에서 추출한 원리가 있는가하면, 그러한 원리들이 가진 공통점을 뽑아 만든 ‘원리의 원리’가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원리의 원리의 원리’도 생각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우리의 변화와 성장, 성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보다 상위의 원리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보다 높은 차원의 원리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모델을 골라낼 때, 제대로 된 것을 고를 수 있다. 물리학의 법칙과 같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원칙들이 있다. 세상은 이러한 법칙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오직 인간의 변화에만 이러한 법칙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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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제를 계속 반복하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우리가 너무 우둔하여 해답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해답이 없기 때문이다.” - 켄 윌버 Ken Wilber
나는 지금 책상에 앉아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앉아 있는 의자, 노트북을 올려 놓은 책상, 이것들은 일종의 구조물이다. 의자라는 구조물이 있어 나는 그곳에 앉을 수가 있고, 책상이라는 구조물이 있어 나는 그 곳에 노트북을 올려놓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의자와 책상은 각기 자기만의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 모양에 맞추어 나는 앉을 수가 있고, 그 모양에 맞추어 노트북을 그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의자의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피라미드 모양이라면 나는 그곳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수 없다. 책상 또한 마찬가지이다. 피라미드 꼭대기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자나 책상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동안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것의 모양에 의해 지배받는다. 의자와 책상이라는 구조물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다. 의자가 우리를 거기에 앉을 수 있도록 만들었고, 책상이 노트북을 거기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제 스케일을 좀 더 크게 가져가 보자. 이제는 내가 글을 쓰고 있는 방이다. 이 방에는 책장이 있고, 책상이 있고, 의자가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적절하게 배치가 되어있다. 그러한 가구 배치는 또 하나의 구조를 만들어낸다. 가구배치는 그 방 안에서 나의 동선을 결정한다. 같은 방안의 공간이지만 가구가 놓여있는 곳에는 내 몸을 들이밀 수가 없다. 나는 가구를 피해다녀야 한다. 가구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는 내가 들어갈 수 없다. 가구의 배치가 나의 행동을 결정한다. 내가 있는 이 집은 어떠한가? 나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이 집은 어느 건축설계가에 의해 설계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설계는 나를 포함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수많은 주민들의 동선을 결정했다. 집이라는 구조가 나의 동선을 결정했고, 나는 좋던 싫던 (어느 정도는 내가 원하는 대로 수리가 가능하겠지만) 이미 주어진 구조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 아파트라는 구조도 그렇다. 그것은 단독주택이 아닌 수많은 세대가 함께 사는 단지이다. 층수가 높다. 우리집은 12층이다. 나는 우리집을 들락거릴 때마다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야만 한다. 이유는 하나이다.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책상이나 의자의 배치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구조이다. 하지만, 아파트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구조이다. 아파트 내에서의 나의 행동은 그 그조로 인해 거의 영구적으로 결정된다.
의자, 책상, 집, 아파트는 우리 눈에 보이는 구조이다. 그것들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쉽게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눈에 보이는 구조만 있을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우리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구조는 없는 것일까? 인간은 참 이해하기 힘든 존재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던가? 인간처럼 변화무쌍, 예측불가능한 존재가 있을까도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행동에는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흔히 우리는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변화가 그렇게 쉽다면 변화 때문에 고민하는 개인과 조직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항상 새롭게 변화하고 싶고, 두려움없이 도전하며 매일 새로운 삶을 꿈꾸면서도 돌아보면 매번 제자리 걸음인 것 같은 것이 또 인간이다. 우리는 왜 그렇게 변할 수가 없는 것일까? 인간은 왜 반복적인 패턴을 보이며, 평생을 노력해도 그러한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혹시 아파트처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수 천 마리의 새들이 떼지어 날아가는 광경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없으신 분을 위해아래 링크주소를 덧붙인다). 그 많은 새들이 동시에 같은 장소를 날면서, 단 한 마리도 부딪치지 않는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물고기들을 어떨까? 물고기들 역시 수 천, 혹은 수 만 마리가 떼지어 다니는 무리가 있다. 그런데 그들 역시 단 한마리도 충돌사고를 내지 않는다(역시 링크주소를 덧붙인다). 언뜻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교통사고를 내는 인간 세상을 생각해보면 그들의 움직임은 정말 예술의 경지라고까지 할 만하다.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환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그 많은 개체들이 마치 하나와 같은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혹시 이들의 움직임에도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이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 혹은 구조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앞서 말했듯이, 인간의 행동 더 나아가 인간의 삶은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그 구조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평생을 가더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지상에서 아파트 12층까지 단 번에 오를 수 없다. 그리고 확실치는 않지만, 인간이 변하고 싶어도 변화하지 못하고 평생 비슷한 패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의 존재에 아주 강한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한다.
떼지어 나는 새들: http://www.youtube.com/watch?v=nffdc9sLYnY
떼지어 헤엄치는 물고기들: http://www.youtube.com/watch?v=_tGOKngtk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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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은 스포츠 경기와 같다. 인생이라는 경기에 참가한 인간들은 저마다 그 곳에서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친다. 어떤 사람은 스타플레이어가 되고, 어떤 사람은 평생 후보선수로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인생을 끝마친다. 축구에 비유를 해보자. 축구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경기장이 필요하다. 축구의 모든 것은 그 안에서 이루어진다. 경기장 밖에서 벌어지는 일은 경기가 아니다. 축구장 양쪽에는 양쪽 편의 골대가 있으며, 가운데에는 양쪽을 가르는 중앙선이 있다. 축구장은 하나의 구조이다. 그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그 구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경기장 밖에서 골대로 공을 차 넣는다한들 골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 구조를 무시하고서 경기를 펼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게임에는 규칙이 있다. 그 규칙을 어겨서도 안된다. 그것을 어기는 것은 반칙이다. 축구경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훈련에 앞서, 이 경기장이라는 구조와 규칙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우리네 인생이 스포츠 경기와 같다면, 우리는 구조와 그것의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의 삶에도 보이지는 않지만, 명시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따라야 할 구조와 규칙들이 있다. 구조와 원리를 모르고 하는 게임, 그 게임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인가? 우리가 우리의 삶이라는 게임을 지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신이 알고 있는 변화의 원리는 무엇인가?
당신이 지금까지 변화를 위해 삶에 적용해 온 방법들은 무엇에 근거한 것이었는가?
삶이 하나의 게임이라면 당신은 그 게임의 규칙을 제대로 알고 경기에 임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