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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그리고 이해한다는 것

코칭/자기계발 2009/12/03 22:30 Posted by 최코치

나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으면서도 언어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울 때가 많다. 언어로는 나의 느낌, 나의 생각을 듣는이에게 명확히 전달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바닥에 깔려있어서인지, 나에게는 항상 그것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어려운 것이었다. 한정된 언어와 상징체계, 그리고 그 한정된 것 중에서도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나의 어휘, 언어구사능력을 등에 없고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 내가 아는 것, 내가 느끼는 것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전달하는 의미 자체도 대략 그러할 뿐, 정확하지 않은채로 말이다. 이는 나의 언어구사능력이 떨어지는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언어가 같는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부정확하기 짝이 없는 언어와 상징들이 우리의 삶을 상당부분 좌우하고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아이러니 한 일인가?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언어를 만들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다른 언어라 함은 세계 각국의 언어가 아닌, 과학이나 수학과 같은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것들을 설명하는 다른 언어체계를 말하는 것이다.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적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400년 전만 해도 모든 악천 후와 모든 질병, 정상에서 벗어나는 모든 것이 마녀의 소행으로 치부되었다. 오늘날에는 분자생물학자와 기상학자들이 불과 몇 백년 전만 해도 너끈히 여자들을 화형시킬 이유가 되었을 일에 대해 설명해준다."

과학이라는 언어가 인간이 예전에는 결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유를 갖게 해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언어의 가진 한계이면서, 그것이 갖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우리가 과학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갖게 되면서 생각할 수 있는 경계가 극도로 확장된 것이다. 실재 Reality는 달라진 것이 없을텐데,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 사람이 목숨이 왔다갔다는 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다르지 않다. 양자론, 카오스이론, 운동역학과 같은 과학의 언어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우리의 근원은 무엇인지에 관해 우리의 이해의 폭을 빠른 속도로 넓혀주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일이 기존의 종교나 신비주의의 언어가 아닌 과학의 언어로 가능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로우며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렇듯 언어는 단지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의 역할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사고의 근간을 이루며, 우리가 생각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는 결정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잘 생각해보면 단어 하나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혹은 그 단어에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나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소위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용어에 있어서도 그것에 부여하는 의미는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내가 하고 있는 '코칭'이라는 단어만 봐도 그렇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이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물론 이 '때'라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